[단독] 변론도 안 하고...돈 받고 잠적한 '먹튀 변호사' / YTN

2019-10-27 23

승소하게 해 준다며 수천만 원이나 받아간 변호사가 변론은커녕 위임장조차 내지 않았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?

피해자는 재판에 패소하고, 변호사는 잠적해버려서 억울함만 커져 버렸습니다.

이형원 기자입니다.

[기자]
지난해 8월,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당한 김 모 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.

변호사가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해 재판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.

그래서 변론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며 청구한 비용도 별다른 의심 없이 건넸습니다.

수임료 외에도 판사를 접대한다거나 휴가비를 챙겨준다며 가져간 돈도 2천만 원이 넘습니다.

[김 모 씨 / 피해자 : 그 옆에 있는 사람들(판사들)은 줘야 된대. 100만 원을 달라는 거예요. 편지 감정한다고 법의학에서 한다고 150만 원, 가처분 들어온 거 그거 350만 원인가 400만 원이고, 집 가처분 들어온 거 350 이런 식으로 뜯어 간 게 (수임료 포함) 3천….]

장담했던 것과 달리 1심에서 패소하자, 김 변호사는 추가 선임료 없이 항소심은 꼭 이겨주겠다고 김 씨를 설득했습니다.

다시 사건을 맡기긴 했지만 석연치 않은 생각에 그제야 법원에서 온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던 김 씨는 당황했습니다.

대리인이 아예 없는 것으로 돼 있어 경위를 추궁했지만, 김 변호사는 오히려 화를 내며 잡아뗐습니다.

[김 모 변호사 : 그거 아니라고 했잖아. 그거 아닌데 왜 자꾸 그러셔. 우리 서류들도 그쪽으로 그렇게 나가 있어요. 그거 걱정하시지 말라고.]

이후 변호사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자 놀란 김 씨는 이곳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.

하지만 이렇게 문은 굳게 잠겨있고 내부는 이미 텅 비어있었습니다.

항소심 진행 중에 잠적해버린 김 변호사 대신 부랴부랴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고서야, 김 씨는 실제 재판이 엉뚱하게 흘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.

김 변호사가 재판 출석은커녕 위임장을 낸 적조차 없어 1심에서는 '무변론' 선고기일까지 잡혔던 이력을 확인한 겁니다.

[김 모 씨 / 피해자 : 하나도 안 냈대요. 아무것도 안 냈대요. 내가 써준 거, 1심 때 써준 거 그거만 등록해놨대요. 너무 놀라서 이게 뭐지. 그럼 이게 뭐야, 애초부터 사기 치려고 한 거 아니야.]

김 씨에게 받아 간 증거물도 모두 제출하지 않은 탓에 1심 재판부는 관련 증거가 하나도 없다며 패소로 판결했습니다.

[오수정 / 변호사 :... (중략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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